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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보/HISTORY

함무라비 법전과 고대 법의 탄생 — 정의를 새긴 돌

by 디카다 2025.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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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무라비 법전은 기원전 18세기(약 기원전 1792~1750년) 바빌로니아의 제6대 왕 함무라비가 제정한 고대 바빌로니아의 법전이다. 이 법전은 아카드어로 설형문자(쐐기 문자)로 기록되어 있으며,

1901년 이란 수사 지역에서 프랑스·이란 합동 발굴팀에 의해 발견되었다.

현재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기원전 18세기,

메소포타미아를 통치하던 바빌로니아의 왕 하무라비는 자신이 다스리는 땅에 영원한 질서를 남기고자 했다.

그의 이름을 딴 ‘함무라비 법전’은 단순한 통치 수단을 넘어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성문화된 법전 중 하나로,

정의와 권위를 돌에 새긴 문명적 이정표였다.

 

 

 

 

지구라트와 신들 — 메소포타미아 종교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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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무라비 법전은 약 282개의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노동, 재산, 상속, 가족, 형벌, 계약 등 고대 사회의 전 영역을 포괄한다.

이 법전은 당시 바빌로니아 사회의 현실과 윤리를 반영하면서도,

왕이 신으로부터 권위를 위임받았음을 선언하는 정치적 도구이기도 했다.

 

법전의 서문에는 함무라비가 정의로운 통치자이며,

억압받는 자를 보호하기 위해 법을 세운 신의 도구라는 선언이 기록되어 있다.

 

 

 

진흙에서 탄생한 문자 — 수메르의 쐐기문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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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전의 실물은 디오라이트라는 단단한 흑색 돌기둥에 새겨졌으며,

가장 위에는 태양신 샤마쉬가 함무라비에게 법을 수여하는 장면이 부조로 표현되어 있다.

이는 법이 인간이 아닌 신의 질서로부터 왔다는 상징이며,

법에 대한 신성성과 절대성을 부여한다.

이처럼 법과 종교, 정치가 긴밀히 얽혀 있는 구조는 메소포타미아 사회의 특징이기도 했다.

 

함무라비 법전의 가장 유명한 원칙 중 하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알려진 보복법이다.

이는 피해자에게 가한 행위만큼의 벌을 가해자에게 돌려주는 개념으로,

무제한적 복수를 방지하고 처벌에 균형을 주려는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법은 평등하게 적용되지 않았다.

귀족, 평민, 노예 등 계층에 따라 동일한 행위라도 처벌의 강도는 달라졌고,

재산과 신분이 법적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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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전은 단지 형벌을 규정한 것이 아니다.

상속이나 이혼, 채무, 노동 계약 등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의 기준이 되었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상인이 계약을 어기면 어떤 벌을 받을지,

아내가 남편을 배신했을 때 어떤 조치가 내려지는지 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공했다.

 

법은 신전이나 왕궁의 벽에 새겨져 공공에 노출되었고, 시민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열람이 가능했다.

이는 법의 존재 자체가 위협이자 보호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함무라비는 “강자가 약자를 해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법을 세웠다고 했지만,

동시에 법은 왕권의 정당성을 강화하고, 통치를 정비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함무라비 법전은 이후 수백 년 동안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영향을 미쳤으며,

후대의 법 체계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그리스, 로마를 비롯한 여러 문명에서 하무라비 법전의 구조와 원칙은 참고되었고,

지금도 법학과 역사학에서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다뤄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하무라비 법전이 인간의 말이나 관습이 아닌 ‘기록된 문서’로서 사회 질서를 세우려 했다는 점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는 이 법전을 통해 법과 질서가 통치의 핵심이자 문명의 기반임을 보여주었다.

왕의 뜻이 아닌, 정의의 이름으로 기록된 법.

그것은 수천 년 전에도 인간 사회가 규칙을 필요로 했고, 모두가 그 앞에서 책임을 져야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하무라비 법전은 단지 과거의 유물이나 돌기둥이 아니라,

문명이 정의를 고민하기 시작한 순간을 상징하는 살아 있는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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