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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보/FESTIVAL

진해 군항제 – 봄, 벚꽃의 절정에서 걷다

by 디카다 2025.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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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봄, 진해를 처음 찾았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의 기억은 벚꽃 잎 한 장 앞에서 조용히 녹아내렸다.
눈처럼 흩날리는 분홍빛 꽃잎이 하늘을 가리고, 바람 한 줄기에도 수천 송이가 흔들렸다.
사람들은 누구나 연인이었고, 가족이었고, 오랜 벗처럼 나란히 길을 걸었다.
그 풍경 속에서 나는, '진해 군항제'라는 축제를 처음 만났다.

 

진해 군항제란?

진해 군항제는 대한민국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벚꽃축제다.
매년 4월 초, 진해 전역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도시를 감싸 안으며,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축제의 유래와 배경

진해 군항제는 본래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추모 행사에서 출발했다.
1952년 '충무공 탄신제'로 시작해, 1963년부터 ‘군항제’라는 이름으로 공식화되었다.
진해는 해군 본부가 위치한 군사 도시로, 축제 기간에는 해군사관학교와 군함 공개 등 군사문화와 벚꽃이 어우러진 이색적인 경험이 가능하다.

진해 군항제의 주요 명소

1. 여좌천 벚꽃길

진해 군항제를 대표하는 장소. 드라마 ‘로맨스’ 촬영지로 유명해진 이곳은 벚꽃이 아치형으로 터널을 이루며 흐른다.
야간에는 조명이 더해져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 경화역 철길

폐역이 된 작은 기차역. 철로 양옆으로 벚꽃이 활짝 피어, 마치 동화 속 장면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수많은 사진작가와 연인들이 모이는 대표 포토 스팟이다.

3. 해군사관학교 & 진해 군악의장행사

축제 기간 동안 평소 개방되지 않는 해군사관학교군함이 일반에 공개된다.
군악대 퍼레이드와 의장대 시범도 함께 진행되어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4. 제황산 공원

진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
365 계단을 올라 정상에 오르면, 탑과 함께 벚꽃으로 물든 도시 전경이 펼쳐진다.

축제 일정 및 팁

  • 개최 시기: 매년 4월 1일 전후 (10일간)
  • 입장료: 대부분 무료 (해군사관학교 등 일부 지역은 제한적 개방)
  • 교통 팁: 자가용 이용 시 혼잡 심함. 진해역, 창원역에서 대중교통 이용 권장.
  • 추천 시간: 오전 9시 11시 또는 저녁 시간대. 낮 12시 4시는 매우 붐빔.
  • 준비물: 카메라, 간편한 운동화, 얇은 겉옷, 물
  • 음식 추천: 진해 해물파전, 오징어통찜, 바지락 칼국수

 

진해의 벚꽃 아래에서

진해 군항제를 걷고 나면, 단지 벚꽃을 본 것이 아니라
그 해 봄을 기억하게 된다.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 흐르는 도시에서, 군악대의 힘찬 행진이 울려 퍼지고
아이들이 웃고, 연인들이 사진을 남긴다.
그리고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분홍빛을 다시 한번 흩날린다.

벚꽃은 언젠가 다시 피겠지만,
올해의 벚꽃은 단 한 번뿐이다.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다면, 진해로 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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